외국인들이 한국인들을 만날 때 궁금해 하는 점 중에서
처음 만날때 나이 묻는 거랑
우리가 이름 대신 오빠, 형, 아우, 이런 호칭을 부르는 점과
위아래가 깍듯한 것들이 있죠.
한국 문화에 대한 그네들의 인식은 age hierarchy(나이에 따른 서열)이 강하다는 것과 상사에게 복종하는 예의가 강하다는 것이죠.
말콤 글래드웰이라는 사람이 쓴 '아웃라이너'라는 책이 있습니다.
그 책은 바람직한 리더쉽이 무엇인가 여러 실제 사례들을 예를 들어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그 책이 드는 사례 중에 1997년 한국의 대한항공 비행기가 괌에 추락한 사건이 있습니다.
비행기가 추락했을 때, 사고 원인을 놓고 많이들 의아해 했다고 합니다.
날씨가 특별히 나쁘지도 않았고 기체에 결함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사고원인을 알아내기가 어려웠다고 하네요.
그러다가 블랙박스에 담긴 추락 전 비행기 조종사들의 대화 내용을 듣고서야 원인을 알수 있었다고 하는데 그것은 조종 실수 였습니다.
그리고 대한항공 비행사들의 조직 문화가 추락의 한 원인이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그 이유가 뭐냐고요?
대한항공 조종사들은 그 안에서 서열 지위가 매우 엄격하고 그래서 부조종사들이 기장에게 함부로 말을 할수가 없는 문화를 가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추락 당일 날, 피곤에 쩔어있던 기장이 착륙시에 잘못된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옆에 있던 스탶들은 뭔가 잘못 돌아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하네요.
그런데도 함부로 직언을 할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기장은 윗사람이고 아랫 사람인 자기들은 그의 기분을 상하게 해서는 안되었기 때문이죠.
직접적으로 잘못을 지적하지 못하고 말을 빙빙 돌려서 했죠.
일등기관사 '여기에 비가 많이 오지 않습니까' --> 뭔가 이상하다
다른 기관사 '레이다가 우리를 많이 돕네요' --> 레이다 좀 봐달라
뭔가 이상하면 이상하다고 바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말을 빙빙 돌려서
기분 안나쁘게 말하려고 한 것입니다.
그 촉박한 순간에 말이죠.
사람들이 많이 있었음에도 기장 하나의 권위가 무서워 아무도 직언을 내리지 못했고
기장의 잘못된 판단은 결국 수정되지 못한채
사고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이것을 보면서 매우 신기한 듯이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아니 어떻게 사고가 날 줄 알면서도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제지하지 못할 수가 있냔 것입니다.
그리고 상관의 실수를 적절히 지적하지 못하는 권위주의 리더쉽의 한계를 이야기합니다.
기장에게 함부로 대들지 못하는 엄격한 서열의 문화는 대한항공만이 아닌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우리 사회의 문화입니다.
저자가 든 재미있는 예로
저녁 식사에서 지위가 낮은 사람은 높은 사람이 앉아 식사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술을 마실때 하급자는 잔을 숨긴다.
상급자를 만나면 절을 해야 한다.
상급자가 나타나면 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
모든 사회적 행동은 연장자 순과 서열로 결정된다.
뭐 우리가 보기엔 당연한 것들이겠지만 서양인들이 보기엔 신기한 것들이죠.
그당시 대한 항공 조종사들의 서열이 얼마나 엄격했냐 하면
부조종사들은 상급자들의 짐을 대신 들어주고
심지어는 잘못을 보고 따귀를 때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저자는 '찬물도 위아래가 있다'는 한국 고유의 속담을 들면서 한국에 서열문화가 얼마나 깊게 자리잡고 있는 가를 보여 주면서 이야기를 마칩니다.
조사팀의 조사 발표가 있고 난 후 한국 비행사들의 군대식 서열 문화는 많이 완화되었다고 합니다.
부조종사들이 자기 발언을 확실히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97년 이후 대한항공 국제선은 단 한차례의 추락 사례도 없었고
지금은 가장 안전한 항공사 중의 하나로 분류된다고 합니다.
이 책 말고도 한국의 엄격한 서열 문화에 대한 그네들의 인상을 담은 드라마로
미드 로스트가 있겠습니다.
로스트 1에서 보여주는 윗사람과 아랫사람의 문화는 7-80년대 풍으로 지금보다도 훨씬 엄격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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