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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보는 한국

드라마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

방송과 매스 미디어가 사람 심리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합니다.

어린 아이는 티비를 보면서 말을 배우고 성인들은 현 세대의 트렌드를 익혀 나갑니다.

뉴스나 예능 프로그램도 그렇지만 특히나 드라마가 한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게 큽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그 안에 투영된 사회적 가치관을 자기 것으로 흡수하기 쉽습니다.

신데렐라 증후군, 된장녀니 훈남이니 하는 개념들도 드라마를 통해 널리 퍼져나갔다고 하겠습니다.

드라마의 사회적 파급력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는 허준이 히트쳤을 때는 한의학과 커트라인이 올랐고 호텔리어가 방영되었을 때는 호텔경영학과가 인기를 얻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드라마는 패션이나 유행뿐이 아니라 사회적 트렌드도 형성을 했습니다만 

그보다 더 중요한 영향력은 사회적 가치관에 미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드라마의 모습을 현실에서 모방하곤 합니다. 한국 남자가 로맨틱하다고 하는데 그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한국 드라마라고 전 생각합니다. 어쩌면 주인공들이 하나같이 사랑에 죽고 사랑에 사는 로맨티스트들인지요.

전 세계 그 어느 나라에서 만든 드라마의 남자들이 한국 드라마의 남자들처럼 마치 목숨까지 바칠 것 같은 순정파일까 싶습니다. 지켜본 바로 미국은 절대 아니고 일본도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런 드라마를 본 여성들은 남성들에게 드라마 속의 모습들을 이상적이라며 이야기하고 남자들은 그것을 따라가려고 발버둥 칩니다. 

드라마의 영향으로 인해 남자들이 로맨틱 해지는 것은 사회적으로 나쁠 것이 없는 부분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드라마가 사회에 주는 안 좋은 영향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한국 드라마가 너무 감정이 과잉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일단 소리 지르는 장면이 너무 많습니다. 걸핏하면 버럭버럭 합니다.

이런 드라마를 보면서 사람들의 마음에 소리 지르는 행위를 아무렇지도 않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요? 

우리 나라 사람들이 성격이 급하다고 하고 흥분을 잘하고 목소리가 큰 사람이 이긴다는 말이 있는데 그렇게 되도록 도와준 큰 부분이 전 한국 드라마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배경 음악이 참 많이 사용됩니다. 대사나 연기로 감정을 전달하는 것에서 머무르는 일이 없습니다. 

걸핏하면 음악이 깔리면서 별것 아닌 대사에도 뮤직 드라마를 찍는 듯 합니다. 이러면 감정 과잉이 일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적절히 사용되는 배경 음악은 시청자들의 몰입을 위해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남발된 것은 마치 조미료 범벅이 된 요리와 같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감정 과잉에 젖은 드라마를 시청하는 사람들도 감정 과잉이 되기 쉽습니다.



드라마는 단지 현실의 반영이라고 볼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드라마가 시청자의 의식과 무의식에 미치는 영향은 단지 현실의 반영 수준이 아니라 현실을 창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회의 많은 모습들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드라마가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한국 사회에서 감정 과잉의 모습, 쉽게 소리 치고 흥분하는 모습들이 사라지려면 먼저 드라마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드라마에서 흡연 장면을 사라지게 한 것은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닙니다. 흡연 장면을 사라지게 한 이유는 시청자들이 선망하고 모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드라마에서 흡연 장면을 막은 이후부터 흡연율이 줄어든 것도 사실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들을 드라마에서 지워나가고 바람직한 가치관들을 심어나간다면 사회의 변화는 보다 빨리 이루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