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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보는 한국

미국 고등학생은 주말에 공부할까?

미국 고등학생들은 우리처럼 공부에 목숨걸고 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공부는 수업과 수업 시간에 내주는 과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이루어집니다.

한 학생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수학 공부는 어떻게 하니?'
"교과서를 가지고 합니다. 그 외에 어떤 다른 문제집을 풀거나 하지 않습니다."

한국은 다르죠. 학교 교과서만 가지고 입시에 대비하는 학생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그외에도 많은 시간을 따로 들여서 문제집을 풀고 인터넷 강의나 학원 수업을 들으면서 반복에 반복을 거듭할 겁니다.

한 미국인이 일본에 오랫동안 머무른 후에 인상깊었던 점을 이야기 하더군요.

"아니 세상에 일본의 학생들은 금요일 저녁에도 공부를 하더라고요!"

아니 세상에 이것이 충격일 수 있을까요?

그의 충격은 서로 다른 문화의 차이를 이해할 때 이해될 수 있습니다.

미국 학생들에게 금요일 저녁, 그러니까 Friday night는 그야말로 휴식을 위한 시간입니다. 미국인들에게 우리의 유흥문화와 같은 것으로 파티문화가 있겠는데 파티는 주로 금요일 저녁이나 토요일 저녁에 이루어지죠. 금요일 저녁이나 토요일 저녁에는 밤늦게 떠들어도 주위 이웃들이 안면침해로 신고하지 않고 이해하고 넘어가는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캠퍼스 기숙사의 금요일 밤은 난장이 벌어지죠. 이는 대학교만 그런 것이 아니라 고등학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파티는 다양하게 이루어집니다. 음주 파티도 있고 개중에는 약물 파티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음주 없는 또는 와인 몇 잔 정도의 파티도 많습니다. 연중의 큰 행사로 할로윈 파티와 슈퍼볼 파티가 있고 그외에도 주제별로 다양한 파티들도 많습니다. 중고생만 파티하는 것이 아닙니다. 늙어서 죽을 때까지 다양한 파티들을 할 것입니다.

미국 학생들은 금요일 저녁은 이성과 데이트 하는 날이고 휴식을 취하는 날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가 일본에서 보니까 일본 학생들은 금요일 저녁에 도서관에 가는 것이었고 이것이 그에게는 충격적인 문화체험이었던 것입니다.
저는 그에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한국에서 휴일은 학생들에게 공부하기 좋은 날을 의미합니다. 주말은 밀린 공부하는 날이지요.'

한국 고등학생에게 설날 연휴며 달력에서 빨간 날들의 암묵적인 의미는 휴식과 즐거움이 아니라 슬프게도 보충학습의 기회가 아니겠습니까.

다음에 우리와 사뭇 다른 방학의 의미를 보겠습니다.

미국에서 동양계 학생들과 다른 학생들이 방학을 맞이하는 태도는 서로 다릅니다.
대개 근면 성실한 동양계 학생들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근처 칼리지에 가서 AP수업(대학 1학년 교양과정)을 듣고 SAT 학원에 가서 고득점을 위한 스킬을 연마합니다.
그렇지만 백인 부모들은 그런 것을 거부합니다. 방학에까지 공부를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로 여깁니다. 부모들은 자식을 멀리 있는 친척들에게 보내 오랫동안 함께하지 못했던 혈육지간에 시간을 같이 하게 하거나 가족 여행을 하기도 합니다. 졸업 후 아마도 집을 떠날 자식과 좋은 기억들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방학을 생각합니다.
어떤 학생들은 방학 동안에 보다 많은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합니다.

이제 우리 나이로 19살이 되는 한 여고생은 작년 여름 방학 기간 계획이 자기가 산 자동차 할부금을 마련하는 것이었습니다.

조금만 더 열심히 일하면 빚을 거의 다 갚을 수 있다고 좋아하더군요. 

적어도 미국 학생들에게 대학 입시 준비는 우리처럼 전쟁과 같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책상 앞에서만 보내기를 강요당하지도 않고요. 그 점이 참 부럽습니다. 꿈많고 소중한 사춘기에 학업에만 시달리지 않고 자기가 해보고 싶은 것들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주어진다는 점에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