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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보는 한국

한국 요리를 세계화하고 싶다면

세계에서 요리로 가장 유명한 나라는 어디일까요?

흔히 프랑스, 중국, 터키를 세계 3대 요리 국가라고 합니다.

이에 더불어 이탈리아, 태국을 5대 요리 국가라고 합니다.

위에 나라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찾을 수 있으신지요.

윗 나라들을 보면 국력과 요리는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력 순으로 요리가 전파되었다거나 아니면 역사적인 영향력이 강한 나라가 자기네 요리를 보다 널리 전파하는 것이었다면 위와는 다른 순위가 나올 것입니다.

이는 다시말해 한국 요리도 얼마든지 세계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국가의 지명도 문제가 한국 요리를 전파하는 데 장애 요소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역으로 말해서 한국 요리가 세계화 되지 못하는 이유는 홍보 부족과 같은 외부 요인보다는 한국 요리가 세계인의 입맛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왜 한국 요리는 세계화 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을까요? 어떤 부분이 외국인들에게 맞지 않는 것일까요?


가지기 쉬운 편견 중에 한국 요리가 매워서 외국인들이 찾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있습니다.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매운 요리를 못 먹는 사람들은 많이 있습니다. 미국 일본 뿐이 아니라 중국에도 매운 요리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매운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매운 요리는 한국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매운 향신료를 사용하는 나라는 많이 있습니다. 인도의 카레 요리도 매운 맛을 내고, 멕시코의 요리도 매운 살사 소스를 사용합니다. 미국 남부의 케이준 스타일 요리 또한 후추랑 핫소스를 사용하여 매운 맛을 냅니다.

한국 요리가 전파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냄새입니다.


많은 외국인들이 김치를 싫어하는 이유는 김치가 매워서가 아닙니다. 김치에서 나는 냄새 때문입니다. 우리한테는 너무나 맛있는 냄새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충격과 공포를 느끼게 할 수 있는 냄새입니다.

외국인들이 가장 꺼리는 냄새 중의 하나가 바로 '된장'냄새 입니다. 된장 특유의 향은 고린내같은 암모니아성 냄새랑 비슷해서 외국인이 기겁을 합니다.

한국 사람과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사는 사람들도 몇 십년이 지나도 싫어하는 것 중의 하나가 된장입니다.




한국 요리 중에서 외국인들이 비교적 즐겨 찾는 요리 중의 하나가 비빔밥입니다. 보기에도 건강식이라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많이 선호합니다.

비빔밥은 채식주의자들에게 특히 환호를 받을 수 있는 요리입니다. 미국에는 의외로 베제테리안(채식주의자)들이 꽤 됩니다.

비빔밥도 고추장이라는 매운 소스를 사용합니다만 매운 맛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한국 요리집에서 세계화를 위해 풀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냄새입니다.


갈비와 불고기는 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한국 요리입니다. 달짝지근해서 많이 좋아하죠. 간장맛 소스는 한국 고유의 것은 아닙니다. 들척지근한 짠 맛은 '데리야키'맛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람들은 이 맛에 이미 익숙해 있습니다. 전세계에서 유명한 소스 중의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하게 요리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한국 요리가 보다 외국인들에게 어필하고 싶다면 된장맛보다 간장맛, 고추맛을 활용하면 좋을 것입니다.

근데 고기 요리집도 풀어야할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고기 구울 때 옷에 배는 냄새입니다. 고기를 구워먹는 불고기와 같은 요리는 사실 다른 나라에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한국 불고기의 가장 큰 특징은 고기를 손님이 직접 구워먹는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테이크 요리집에서 스테이크를 손님이 직접 굽지는 않지요. 불고기를 굽는 것은 재미있고 신선한 느낌을 주지만 옷에 배이게 되는 냄새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외국에서 성공하기는 쉽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불고기나 갈비는 외국에서 성공하기 어려운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요리는 매우 특색이 강합니다.

젓갈류를 많이 사용해서 삭은 맛을 내는 것이 그렇고 야채를 다양하게 조리한 나물 요리가 많다는 것도 다른 나라 요리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점입니다.

그렇지만 그 무엇보다도 반찬 문화가 그러하다고 봅니다.

한국 요리는 기본으로 몇 가지 반찬이 붙습니다.

제가 외국인 친구들과 한국 음식점에 가면 그들이 가장 신기해 하는 것이 바로 주문하지 않았는데도 제공되는 많은 반찬입니다.

그런데 이 반찬 문화는 위생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야 한 그릇에 담긴 반찬을 나누어 먹는 것에 거부감이 없지 외국인들에게는 문화 충격이 됩니다.

그래서 외국인들을 접대할 때는 각자 개인용 그릇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 요리 세계화의 가장 큰 난점은 한국 요리가 기본적으로 밥과 국을 주로 하고 반찬을 서브로 제공하는 밥문화라는 것에 있습니다.

우리야 쌀밥 없이는 못살지만 흰 쌀밥을 아예 못먹는 사람들,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점에서 볶음밥이 더 세계에 가깝다고 하겠습니다. 볶음요리는 중국과 일본 요리로 인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멕시코 요리를 비롯해 중남미 요리에도 흰쌀밥이 아니라 다양한 쌀요리가 있습니다.

한국 요리는 손이 많이 갑니다. 반찬 가짓수가 많고 국과 밥을 포함해 일인당 사용하는 그릇수가 많기 때문에 설겆이하는 비용이 더 들어갑니다. 이 점은 한국 요리의 세계화에 또한가지 장애입니다.

이 점을 해결하려면 반찬은 뷔페식으로 할 필요가 있지 않냐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흰 쌀밥과 더불어 볶은 밥과 면류를 선택할 수 있게 한다면 보다 많은 외국인들을 한국 요리 매니아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한국 요리가 세계화에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은..

냄새를 줄이는 것, 반찬 문화를 뷔페식으로 해결하는 것, 흰 쌀밥 말고 다른 주식을 개발하고 제공하는 것이 되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