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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 과 '발견'

빈곤과 범죄의 상관관계

경제 수준과 의식 수준은 비례한다는 것은 여러 통계 수치에서 드러난다경제 수준이 의식 수준에 영향을 주는 지 아니면 역으로 의식 수준이 경제 수준을 만드는 지 아무튼 둘 간에는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괴짜 경제학에 나오는 재미있는 통계 중의 하나가 유럽 국가들에서 살인율의 저하다몇백년 동안의 통계를 보면최근으로 올 수록 살인 범죄율이 급강하하고 있다이런 사례는 비단 유럽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미국 또한 최근으로 올 수록 인구수당 강력 범죄율이 줄어들고 있다최근 50년만 놓고 보면 특히 흑인의 범죄율이 줄어드는 것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흑인의 범죄율 감소를 보여주는 것 중에 하나의 통계가 가정에서의 살인 범죄율이다백년전에 흑인 남편이 아내를 살해하는 비율은 지금에 오면 십분의 일로 감소한다.

 

경제 수준과 의식 수준 간의 상관 관계를 말할 때가정 폭력과 빈곤 간의 상관관계는 종종 언급되어지는 것이다일인당 GDP와 거의 반비례하는 비율이 범죄율이고 더불어 가정에서 일어나는 폭력특히 아동에 대한 폭력이다빈곤과 범죄는 깊은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빈곤한 상태가 사람을 폭력적으로 만든다는 주장은 과학적인 검증이 없는 하나의 가설에 불과하다그러나 통계적으로 보면 놀라우리만큼 유의미한 상관관계에 놓여있다과학적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것은 빈곤과 범죄 사이에 ‘A의 원인은 주로 B와 같은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 지 아닌 지 섣불리 단정지을 수 없다는 것이다그러나 인과관계를 찾지 못했을 지라도 상관관계마저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통계적으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은 ‘A가 많은 곳에 B도 많다는 의미다그리고 빈곤이 많은 곳에 범죄율이 높은 것은 나라 간의 통계 비교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의 범죄율이 아시아나 유럽보다 훨씬 높게 나타난다), 그리고 역사 상의 비교 (나라 별로 현대로 접어들 수록 살인사건이 줄어드는 것 등으로를 통해 알 수 있다그리고 난 빈곤과 범죄 사이의 관계에는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아니더라도 여러 숨어있는 인과관계의 고리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빈곤과 범죄 사이에는 여러 연결 고리들이 가능하다빈곤한 곳에서 양질의 교육을 기대하기 어렵다교육 수준은 강력 범죄율과 연결된다빈곤한 환경에서 부모가 생업과 비용의 이유로 아이를 방치하는 경우 매우 안좋은 효과를 줄 수 있다그리고 범죄율이 높은 환경에서 자라나는 동안 폭력에 노출됨으로 폭력을 학습하기 쉬운 문제도 있다또한 앞서도 말했듯이 빈곤율과 가정 폭력 간에는 높은 상관관계가 드러나 있다가정 폭력에 시달린 아동은 폭력적으로 변하기 쉽다어려서 제대로 애정을 경험하지 못하고 폭력에 노출되었던 이는 나중에 남들보다 폭력적으로 변할 성향이 높다.

 

HDI 라는 인간 계발 지수라는 것이 있다일인당 국민소득수준만이 아니라 평균 수명과 교육 수준을 비교해 한 나라의 국민이 자아를 계발할 수 있는 여건을 측정하는 것이다노르웨이가 1한국이 26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 HDI는 나라의 대중 인적 자원의 수준을 평가하는 방법이라고도 할 수 있다. HDI는 변형된 형태의 일인당 GDP라고 할 수 있다결국 상위 소득 수준의 국가들이 높은 수준을 차지하기 때문이다다만 산유 부국들의 순위가 일인당 GDP에 비해 내려가고 동아시아 국가들의 순위가 훨씬 높게 반영되는 편차를 보여준다그리고 이 HDI는 일인당 GDP보다 더 정확하게 범죄율과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표) HDI 지도 (짙은 초록색일 수록 HDI가 높고 갈색이 짙어질 수록 HDI가 낮다.)

http://en.wikipedia.org/wiki/File:UN_Human_Development_Report_2009.PNG



(여담으로 나라별 범죄율 조사에서 특이한 점은 이슬람 국가들의 범죄율이 전체적으로 매우 낮다는 것이다중국도 소득 수준이나 국민 수준에 비해 범죄율이 낮게 나타난다이것은 가혹한 형벌의 효과가 범죄 억제 효과를 나타낸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다.)



표) 살인범죄율 순위


살인 범죄율 순위 링크

http://en.wikipedia.org/wiki/List_of_countries_by_intentional_homicide_rate

 

그렇다면 소득이 올라가면 가정 폭력이 줄어드는 것일까이 주장도 검증되지 않은 가설이다그러나 통계적으로 보면 유의미한 가설이다인과관계를 찾자면소득이 올라갈 때 벌어지는 여러 부수적인 여건의 변화에서 자녀에 대한 인식이 변화할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서 제멋대로 사회 소득 증가와 가정 폭력 감소에 관련된 시나리오를 하나 그려보기로 하겠다.

 

·          소득이 증가하면 할 수록 점점 더 사회 간접 자본이 축적된다.

·          사회 간접 자본 가운데서도 노후에 관련된 복지 연금제도와 교육 시설이 발달된다.

·          연금과 같은 사회 보장제도의 확충은 노후에 자녀에 의지할 필요성을 감소시킨다.

·          교육 시설의 발달과 학업 비용의 증가는 자녀 양육비의 증가를 부른다.

·          결론적으로 자녀는 경제적으로 효용보다는 비용을 낳는 요소가 되어버린다.

·          그렇기에 자녀의 수는 줄게 된다.

·          자녀의 수가 줄은 만큼 한 자녀에 쏟는 애정은 보다 커지게 된다.

·          자녀를 키워서 미래의 혜택을 누리겠다는 기대가 줄어들었기에 자녀와의 관계를 위계적으로 설정하려는 자세도 줄어든다.

·          그러므로 구타를 해서라도 자신의 말에 복종시키는 사람을 만들려던 구태를 벗어나게 된다.

·          결론적으로 자녀에 대한 애정은 커지고 폭력 행사는 줄어든다.

·          보다 많은 사랑을 경험하는 자녀는 다른 사람들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보다 긍정적이 된다.

·          사회 구성원들 간에 친밀감이 높아질 수록 범죄율은 줄어든다.

 

검증된 이론은 아니지만 설득력이 있는 가설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