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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 과 '발견'

문화인가 유전인가 - 개인의 성격을 보다 지배하는 것은

사람의 본성을 좌우하는 것은 타고난 요소일까 아니면 주위의 환경일까.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최고의 자리는 미국일 것이다.

무수한 인종들이 하나의 나라 안에 - 하나의 큰 문화권 안에 - 섞여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곳에서 경험을 통해 개인적으로 추론하게 되는 것은, 타고나는 요소는 상상 이상으로 매우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여러 인종 간의 차이를 느끼게 되는 순간은 첫째로 그들이 사는 곳이나 공공 장소에 들를 때다. 자신들의 건물이나 거리를 어떻게 꾸미고 사는 가를 보면 사람들마다의 특색이 그렇게 드러날 수가 없다. 만약 어느 거리나 건물의 사진만 본다면 여기가 누가 사는 가를 대번에 맞출 수 있을 것만 같다. 건물의 건축 양식만 보고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기가 사는 곳에 관심을 많이 주고 꾸미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주위가 정리되고 깨끗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런 것에 크게 개의치 않는 사람들이 있다.

둘째로 어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인종의 차이를 많이 느끼게 된다. 다 커서 자라난 사람들이야 그 서로 다름이 교육의 영향이나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지 선천적인지 구분짓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아직 어린 아기들이 서로 다르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 성격은 유전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강해진다. 그러나 가정 교육의 요소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차이가 DNA에 씌여진 정보의 탓인지 아니면 가정이나 사회에서 사회화를 통한 행동 규범의 대물림 탓인지는 그냥 외부 관찰만 가지고 구분하기 어렵다. 입양아들의 행동 양식들이나 다른 문화 속에 자리잡은 이민 가정의 모습을 보다 상세히 연구하면 이에 관한 암시를 보다 얻게 되지 않을까.

짐승이야 하는 행동거지야 타고난 천성 탓이라고 쉽게 말할 수 있지만 인간이 어디 그렇게 단순하게 말할 수 있는 존재일까. 유전적인 요소를 강조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