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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 과 '발견'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성경, 그 거대한 영향

인류가 만들어낸 최대의 베스트 셀러는 성경(바이블)이라고 한다. 성경이 인류에 미친 영향은 지대한 것이다. 서양 문명에 성경이 없었다면 그들의 역사와 문화는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성경의 논리 또는 여러 이미지의 메타포는 서양인의 정신 세계의 한 켠을 지배해 왔다. 서양 문화에서 비롯된 여러 인문학들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성경을 한번쯤 제대로 독파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고서는 여러 저작의 행간에 담긴 숨은 이미지들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최근에 가장 대중적으로 널리 인용될 수 있는, 성경의 메타포가 담긴 작품의 예를 하나 들자면 영화 매트릭스일 것이다. 매트릭스는 완벽하게 성경을 오마주하고 있다. 그렇기에 교회를 다녔거나 성경을 읽어본 이들은 매트릭스 3부작에서 뭔가 친근한 구조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성경을 읽어보지 않은 이들은 그 서사시의 구조가 매우 난해할 것이다.

 

성경에는 인간들이 낳은 여러 사상들에 널리 차용되고 있는 여러가지 많은 스토리들이 담겨있다. 그리고 또한 서양인의 사고에 끝없는 영향을 미친 여러 상징과 비유가 담겨있다.

그 중에서 성경의 가장 중심되는 구조는 인류의 구원에 관련된 것이다.

 

태초에 하나님이 에덴동산이라는 낙원에 인간의 시초인 아담과 하와를 빚어냈을 때는 세상에 아무런 모순이 없고 완벽한 질서의 세계였다고 한다. 그런데 아담과 하와는 악마(사탄)의 유혹에 넘어가 신의 뜻을 저버리고 만다. 그들은 죄를 지었고 그로 인해 세상은 사탄의 손 안에 떨어지고 타락하게 되었다.

그 이후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자손인 이스라엘 민족을 선택했다. 그러나 그들은 아담과 하와처럼 역시 신의 기대를 종종 벗어나고 타락한다. 그들은 신의 뜻에 들기에 끝없이 실패한다. 그리고 분노의 심판을 받아 결국 나라를 잃어버리기에 이른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을 구원해 줄 메시야를 기다린다. 아담과 하와가 저지른 인류의 죄에서 그들을 구원해 줄 이를 신약 성경은 예수라고 한다. 그리고 그들은 예수의 재림을 기다리고 있다.

예수(Jesus)가 오는 날이 현세의 마지막 날 (최후의 심판; The Doom Day) 이다. 마지막 날 세상에 심판이 있고 죄악에서 구원받지 못한 이들은 불지옥으로 격리되고 예수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던 이들은 죄가 없는 새로운 세상 속에서 행복하게 살게 된다.

예수가 오기 전에, 인류의 죄를 경고하고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지 말라고 충고하고 사람들의 고통과 괴로움을 위로해 주고 구세주가 올 것이라고 미래의 희망을 갖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신의 예언과 뜻을 전하는 선지자들이라고 한다.

믿음을 버리지 않고 세상과 사투를 벌이다가 박해받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순교자라고 한다.

현재의 세상은 사탄의 지배를 받고 있는 타락한 장소이다. 사람들은 죄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신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마치 좀비처럼 오염되어 간다. 소수의 선택받은 자들(이라고 스스로를 믿는 이들)이 이런 가운데서 다가올 메시야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고 세상과 맞서 싸운다.

 

영화 매트릭스에 이런 성경의 구조는 어떻게 드러나 있을까?

프로그램의 제작자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하나님이다. 컴퓨터와 기계 문명은 사탄이다. 네오는 인류의 대표성을 갖는 아담과 하와인 동시에 메시아. 네오를 잡으려고 하는 요원은 인간을 변질되게 하는 의 속성이고 악마. 네오를 믿고 있는 선장은 선지자. 네오에게 열쇠를 주는 여성은 언약 또는 신의 약속이라는 프로그램이다.

 

매트릭스 이외에도 서양의 SF 영화들에는 성경의 이야기와 비유와 상징들이 많이 담겨있다. 중세 문학은 성경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것들이었고 그때 만들어진 걸작 중에서 존 밀턴의 실락원이라는 거작이 있다. 이 실락원은 자만심이 넘치는 위대한 천사가 신에게 도전하다 타락하고 마는 과정을 장엄하게 묘사한다. 이 실락원에서 그대로 모티브를 딴 영화가 블레이드 러너. 제작자인 인간에게 도전하는 안드로이드의 모습은 신에게 도전하는 피조물의 모습과 다를 것이 없다.

로봇이 자의식이라는 영혼을 갖게 되고 그 때문에 인간을 거역하게 되는 과정은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고 수치심을 알게 된 후 하나님으로부터 자신들의 모습을 숨기려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아이 로봇을 비롯한 많은 로봇 영화들은 이 과정을 패러디하는 것이다.

 

문학에만 성경의 이미지가 차용되는 것은 아니다. 철학과 사회 사상 가운데 타락과 심판, 그리고 구원의 메타포와 선과 악의 선명한 대조와 흑백논리를 잠재적으로 사용하는 사상이나 이데올로기들은 무수히 존재한다. 그중의 하나의 예를 들자면 맑스주의가 있을 것이다. 세상은 억압과 피억압의 모순된 구조고 이 구조는 프롤레타리아 혁명만을 통해 바로잡을 수 있다는 맑스의 계급이론은 타락한 세상과 심판 그리고 구원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억압하는 기득권과 억압받는 피기득권이라는 선명한 이분법적 선악구도를 형성하는 점에서, 성경을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히틀러도 성경을 오마주했다. 유태인은 사탄이자 죄이고 아리안족은 선택받은 민족이며 그는 메시아다. 1차 세계대전 이후 패배의식에 젖어있는 사람들에게 혁명과 전쟁을 통해 예전 독일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접근하고 순식간에 광적인 지지를 얻게 된다.

흑백논리에 가까울 수록 합의보다는 대립을 강조하고 교조주의에 가까울 수록 관용과 타협보다는 정의의 심판을 강조한다는 것이 두드러지는 점이다. 기독교가 성경에 근거한 믿음에 순수할 수록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세상과는 타협을 하지 않는 것과 같다.

 

성경과 반대되는 사상의 구조는 선과 악이 선명하지 않고 모호하고 때로는 서로 뒤바뀌는 듯한 느낌마저 주는 것들이다. 사탄이 알고 보니 신의 또다른 모습이더라 하는 것처럼 말이다. 모든 것은 다 제각기 의미를 갖고 있으며 세상에 모순된 것은 없다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들이다. 비슷한 것으로 크리슈나무르티와 라즈니쉬로 대표되는 인도의 명상운동과 불교가 있겠으며 일본이 만든 많은 에니메이션과 작품들의 세계관도 이런 인상을 강하게 준다. 대표적인 것으로 에반게리온‘, ‘아키라‘Z건담이 있을 것이다. 독일의 헤르만 헷세의 지와 사랑이나 데미안같은 저작들도 이와 유사하다. 선이 악이기도 하고 악이 선이 되기도 하는 흑백논리와 이분법에서 벗어난 세계관을 보여준다. 비밀 종교나 비밀 결사단체처럼 뭔가 신비스러워 보이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인간 이해관계의 첨단을 달리는 정치판에서는 알고보면 그것이 그것이라는 애매모호한 다분법적 가치관은 재미가 없다. 다원성보다는 이분법적 대립구도를 형성하여 자기 구역을 관할하려는 (이것만큼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을 막는 진입장벽은 없다) 정치는 곧잘 내 것은 내 것이고 니 것도 내 것이라는 양보없는 전쟁과 같은 것으로 변하기 쉽다. ‘내 것은 내 것이고 니 것은 니 것이라는 심심한 논리로 치열하게 정치를 이끌어내기는 어렵다. 그렇기에 선악의 흑백논리를 보여주는 성경같은 논리와 상징은 정치가들이 대중들을 선동하고 지지를 이끌기 위해 종종 사용한다. 알다시피 기독교와 같은 타협없는 일신 신앙은 열광적인 지지를 이끌어내기에는 좋다. 그러나 타협없는 독선적인 자세는 상대편에 강력한 거부감을 준다는 것이 문제다. 결국 조화가 아닌 대립을 형성하는 것이다.

우리 나라에 한나라당과 민주당, 그리고 진보 정당들이 있다. 각각의 정당 지지자들을 봐도 종교적인 신앙과 비슷한 점들을 만나기 쉽다.

선과 악이 있고, 세상은 잘못된 선택으로 타락했었거나 타락해 가고 있으며, 이것을 바로잡아 줄 메시야가 언젠가 올 것이라는 믿음같은 것을 보면 말이다. 잃어버린 십년을 운운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고 이명박의 거꾸로 가는 나라도 비슷한 맥락이다. 상대방은 무조건적으로 악하며 교화가 안되고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록 종교적인 믿음에 가까운 교조주의라 할 수 있다.

 

더 나은 사회를 기대하는 것은 인간 모두의 소망이다. 다만 더 나은 사회가 어떤 형식을 갖추고 있을 것인가에 관해서는 저마다 의견이 나뉠 수 있다. 그리고 정치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윈윈 게임이 될 수도 있다. 윈윈 게임이 될 수 있으려면 협상의 과정이 이루어져야 하고 상호 신뢰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상대의 생각을 인정하지 않는 정치는 너의 승리는 나의 패배라는 제로섬 게임의 성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정치는 계속 전쟁과 같은 모습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앞으로 올릴 예정인 리포트의 목록입니다.

 

·          한국과 세계의 세금 정책, 세금에 관한 모든 자료.

·          아메리칸 매너의 특징.

·          행복 지수란 무엇인가?

·          언변과 리더쉽.

·          평균 수명은 계속 증가할 것인가, 수명에 관한 의학과 사회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