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영어를 공부하려고 외국에 연수하였을 것이고 또 계획하고 있을 것입니다.
들리는 바로는 많은 분들이 한국인이 없는 곳을 찾아 헤멘다고 들었습니다. 안 그러면 영어가 느는 것이 아니라 한국어가 는다고..
그래서 우리 나라로 치면 오지 산간 구역쯤 되는 외딴 곳을 향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정말 대단한 각오가 아니겠습니까? 한국말을 사용하지 않고 영어만 쓰다가 오겠다는 굳은 결심. 그러나 과연 그럴까요?
어느 곳을 가거나 한국 사람은 존재하기 마련이고 한국 말을 하는 것을 피할 길은 거의 없습니다. 왜냐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막막해지기 때문입니다. '난 어디로 가야 하나. 어디에 나의 머물 곳이 있는가.' 시골이면 시골일 수록 편의시설이 충분하지 않아서 첫 정착에 사람의 도움이 더 필요하기 마련입니다. 결국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 아닌 말이 통하는 사람에게 부탁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환경이 본인의 결심을 훼방하고 그럴 지라도 이 악물고 한국 사람과 교류 없이 지내면서 영어를 공부해 보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차가 없으면 걸어서라도 한국인이 없는 시골로 가겠다고 생각하는 분들 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제 의견을 말하자면 뭔가 핀트가 안맞는 발상입니다. 영어가 늘기 위해서는 한국인이 없는 곳을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인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합니다. 이 점을 잊지 마십시오. 미국인과 많이 접하고 대화할 수 있는 곳이냐를 먼저 생각해야지 한국사람이 있나 없나를 따지지 마십시오. 위에서 말했듯이 어차피 어딜 가나 소수의 한국인이라도 안 만날 수 없습니다. 그곳에서 다섯명의 한국인을 만나나 오백명의 한국인을 만나나 똑같은 것입니다. 다섯명만 안다고 해서 한국말을 안하는 것도 아니고 오백명의 한국인이 있는 곳이라 하여 한국말을 보다 많이 쓰게 되는 것도 아닙니다.
문제는 영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얼마나 많이 확보할 수 있느냐 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시골보다는 오히려 대도시를 추천합니다. 작은 학교보다는 큰 학교를 추천하고요. 도시에는 사람이 많고 그만큼 사람 만날 기회가 수없이 존재합니다. 그 기회를 얼마나 살리느냐 못하느냐가 본인에게 달린 것이고요. 기회가 많더라도 소극적이면 누릴 수 없겠지요. 그러나 같은 의지라면 사람많은 유명한 도시에서 영어와 미국인, 미국 문화에 훨씬 더 많이 노출될 것입니다.
ESL 학원에서 뭔가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마십시오. 그들의 프로그램은 한국학생만을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 세계 각국 사람들을 위해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리딩이나 문법의 경우는 '얘네들이 지금 날 무시하나' 생각이 들 정도의 수준을 만나게 될 지도 모르고 그와 반대로 리스닝, 스피킹은 뭔가 쉽게 가르치는 것 같은데 다른 나라 애들 따라잡기 힘들다고 여길 수도 있습니다. 학원 프로그램 자체는 영어 실력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느낌입니다. 안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뭔가 한국 학원들보다 허전하다는 느낌을 줄 것입니다.
ESL 프로그램에서 영어 실력이 늘거라 생각하는 것은 오산입니다. 이런 착각을 하고 있기에 한국 사람이 클라스에 적은 곳을 찾아 헤매는 것 같습니다. 한국 사람이 아니라 같은 반 클라스의 외국인 학생들 (주로 동양인들이겠죠?)과 백날 이야기해도 사실 영어 실력에 별 도움이 안됩니다. 외국어가 늘려면 그 나라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일본인, 중국인과 영어로 이야기한다고 늘면 얼마나 늘겠습니까? 리스닝은 전혀 안늘고 아마도 기본적인 의사소통만 반복 숙달될 것입니다. 본토 사람과 이야기해야 듣기도 좋아지고 말하기도 달라지는 것입니다. ESL 프로그램의 클라스 안에서 하는 수업과 과제들만 갖고 바라고자 하는 꿈을 이룰 수는 없습니다. 진정 영어가 늘려면 수업 이외의 시간에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수업 시간 이외에 누구를 만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한국 사람만 만나면 꽝 당첨이 되겠습니다. 그럼 대만 사람, 일본 사람을 만나면 영어가 느느냐. 꽝 까지는 아니지만 나가리입니다. 진짜 별 도움 안됩니다. 미국 사람을 만나야 됩니다. 외국어를 배우는 가장 빠른 길은 그 나라 이성 친구를 만드는 것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전세계 모든 이들에게 상식으로 통하는 말입니다.
위의 논리 위에서 왜 시골이 아니라 도시로 가야하는 가가 답이 나오는 것입니다. 시골에 가면 수업 후에 어디서 만날 사람을 찾을 수 있을까요? 사람 보기도 힘든 곳에 간다면 말입니다. 뉴욕같은 메갈로폴리스는 아니더라도 보스턴 정도(인구 5십만)되는 도시를 간다면 수업 끝나고 혼자서도 갈 곳도 많고 할 것도 많습니다. 혼자서 바에 가서 맥주를 마시다가 주위 사람과 인사할 수도 있는 것이고 박물관에 혼자 가서 영어로 된 해설들을 보다 올 수도 있을 것이며, 들르는 가게마다 영어 한마디씩 하고 올 수도 있는 것입니다. 공연도 있지, 나이트 클럽도 있지, 행사와 이벤트도 많지, 얼마나 좋습니까. 도시에 가면 더 많은 기회가 오고 더 많이 문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많은 곳일 수록 여러 다양한 모임이 많습니다. 체스를 좋아하면 체스클럽에 가서 할아버지들하고 체스를 둘 수도 있고 와인클럽 동호회에 가서 여러 종류 와인을 탐사할 수도 있고 직접 참가할 수 있는 스포츠 팀도 많고.
물론 처음에 끼어들기가 쉽지 않은 일이죠. 하지만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생각보다도 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고 그렇게 친구들을 만들고 금방 실력들이 늘어서 옵니다. 애석하지만 한국인들보다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보다 더 적극적이었다는 인상을 받기도 합니다.
제 주위의 외국 사람들에게서 한국 학생들은 왜 자기들끼리만 모여있느냐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습니다. 같이 어울리고 싶어도 자기들끼리만 지내는 것 같다고요. 저도 그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한국 사람하고 연애하려고 미국 땅에 돈내고 온 것인지..
가장 친절하게 도와주는 사람들은 역시나 미국 교회 사람들입니다. 미국에 가면 가까운 동네 도서관에 가서 물어 보십시오. 무료로 영어 가르쳐주는 모임 없냐고요. 제법 있을 것인데 대부분은 교회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성경 공부를 하는 거죠. 그런데 성경 공부 한 시간만 끝나면 미국식 음식 문화도 접하고 같이 어울려서 게임하고 뭐하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것입니다. 가정에 초대 받아서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같은 미국 명절을 경험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대학 캠퍼스라면 젊은 교회친구들도 많겠죠. 같이 캠핑도 가고 밤새 같이 놀기도 하고 그럴 것입니다. 그리고 서로 친해질 것입니다. 미국에 영어 연수를 와서 처음 같이 어울리게 되는 모임은 주로 교회 관련 모임인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은 청교도 국가고 젊은 세대마저도 70% 가까이가 신이 존재한다도 믿고 있습니다.
교회가 아니라면 보다 적극적인 마음가짐으로 끼어야 하는데 평범한 영어 수준으로는 좀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제가 이전에 미국인을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포스팅을 한적이 있습니다. 여기를 클릭 하세요.
이 글을 보고 하나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한국 사람이 있냐 없냐보다 고려해야 할 사항은 미국 사람을 만나기가 쉬운 곳이냐 아니냐 입니다. 그런 기준에서 대도시가 시골보다 낫고, 큰 캠퍼스가 작은 학원보다 낫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없는 것은 아닙니다. 도시로 갈 수록 생활비가 많이 나가고 학비도 더 비쌀 것입니다. 하지만 돈 때문이 아니라면 시골로 가는 선택은 제 기준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 공부하러 갔다와서도 정작 미국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너무나 많이 봐 왔습니다. 그 나라에 젖어들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으로서의 자의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그러다보니 결국은 한국 사람들, 아니면 같은 동양인들 하고만 놀다가 오고 미국 친구는 거의 만들지 못한 것입니다. 교류없이 눈에 스치고 지나가는 풍경만으로 미국을 이해하고 마는 사람들 정말 많습니다. 박사과정 5년을 마쳤어도 학교와 집만 오고가면 그렇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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