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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이슈와 의식

디플레이션 위기란 무엇일까?


디플레이션이란 인플레이션의 반대말입니다.

물가가 하락하는 것을 말합니다.

'아! 그렇다면 이것은 좋은 것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죠.

물가가 내리면 값싸게 사고 싶은 것들을 살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물가가 내린다는 것은 자산 가치도 내린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것에 있습니다.

소비자가 살 수 있는 물건만 가격이 내리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손에 쥐고 있는 물품들의 가치도 함께 내려가고 있다는 것이죠.

집, 자동차, 가구, 전자제품 등 시중에 되팔수 있는 모든 자산의 가격도 함께 내려간다는 말입니다.

디플레이션이 진행되면 임금도 따라서 하락할 수 밖에 없습니다.

소득 감소에 구매력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공장 창고에 안 팔리는 물건이 가득차게 만듭니다.

창고에 있는 물건을 처분해야 하니까 다시금 바겐 세일을 하게 되고 가격은 다시금 더 내려가게 되죠.

가격이 내려가니까 회사의 마진은 줄어들고 그러므로 다시금 임금을 삭감하게 됩니다. 아니면 정리해고에 들어가겠죠.

물가가 하락하면서 실업률이 높아지는 현상을 디플레이션이라고 합니다.


자 그럼 디플레이션 국면에서 유리한 사람은 누구이고 불리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1 가장 유리한 사람은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고 있는 채권자입니다.

2 그 다음이 현금을 많이 보유한 사람입니다.

3 그 다음이 아무 재산도 없고 그렇지만 빚도 없는 사람입니다.

4 그 다음은 현물 재산이 있지만 빚은 없는 사람입니다.

5 불리한 사람은 재산도 있고 빚도 있는 사람입니다.

6 가장 불리한 사람은 빚만 있는 사람입니다.


디플레이션이 일어나면 자산 가치가 하락하므로 상대적으로 현금의 가치가 높아집니다.

빚이 많을 수록 불리합니다. 가진 현물 재산이 많을 수록 불리합니다.  이와 반대로 현금이 많을 수록 유리합니다. 받을 돈이 많을 수록 유리합니다. (인플레이션의 정반대입니다.)

디플레이션 아래에서 빚을 갚기는 더욱 힘들어집니다. 실질 소득도 자산 가치도 줄어드니까 갚아야 할 빚의 비중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부채가 많은 동네에서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는 것입니다. (빚이 거의 없는 동네에서는 디플레이션은 큰 타격을 주지 않습니다.)

지금 미국 같은 경우 정부, 기업, 은행, 가계가 모두 빚이 많아져서 금융위기를 불렀습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디플레이션이 벌어진다는 것은 빚이 따따블로 늘어난다는 것이니 한마디로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 되는 거죠.



(위 표는 미국 가정의 자산 가치의 변동 상황을 보여주는 그래프입니다. 안정적으로 상승하던 자산 가치는 95년 이후 거품이 끼기 시작했고 IT버블이 꺼지던 2000년의 위기를 넘어서 03년부터 다시금 거품이 끼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급상승했던 이유는 그린스펀이 제공했던 제로금리 덕분입니다. 제로 금리 때문에 유동성 함정이 일어났습니다.

거품은 언젠가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2007년부터 집값하락으로 인해 자산 가치는 크게 하락했습니다. 이와 반대로 미국 가정의 저축률은 상승했습니다. 소비를 하는 대신 저축을 하게 된 것입니다.

위 표의 추세를 보자면 미국 자산 버블 폭락은 거의 바닥에 다다르고 있다는 가정을 하게 합니다. 이는 경기회복 국면이 가까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행히도 미국에서 몇 개월만에 소비자 물가가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합니다.

이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미국의 경기침체가 최악의 국면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는 신호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디플레이션 위기로부터 벗어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미 FRB의장인 '버냉키'가 최근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표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