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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이슈와 의식

미국의 무역 적자와 재정 적자

미국의 무역 적자 문제와 재정 적자 문제에 안 들어보신 분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이른바 쌍동이 적자라고 하는 무역 적자와 재정 적자 문제. 세계 경제의 흐름을 이해하려면 가장 기본이 되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재정 적자와 무역 적자는 서로 다른 문제로 접근해야 합니다. 무역 적자가 났다고 해서 반드시 재정 적자를 기록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무역 흑자가 났다고 해서 반드시 재정 흑자가 나는 것도 아닙니다.

미국 클린턴 시절에는 재정 흑자를 기록했었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에도 미국은 여전히 무역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한국은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재정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과거 80년대 중반까지 한국은 무역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재정은 매우 건전했습니다.

지금까지 이야기 한 것은 반드시 주지하셔야 다음 단계의 이야기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재정 적자와 무역 적자는 별개의 문제다.'

인터넷에 잘못 알려진 상식 중의 하나가 미국에서 재정 적자가 나는 이유는 무역 적자의 결과라는 것입니다. 미국이 적자가 나고도 망하지 않는 이유는 미 정부가 '국채 = 달라' 를 발행하고 그것을 중국이 사들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둘은 서로 연관이 있지만 인과관계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나중에 이야기할 문제지만) 중국이 달러를 사들이는 이유는 미국이 적자로 망할까 봐서가 아닙니다. 자신들의 환율을 낮게 유지하기 위해서 입니다. 그리고 미국이 국채를 발행하는 이유는 무역 적자가 나서가 아닙니다. 전쟁을 치루기 위해 돈이 필요한 경우에나 또는 경제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자국 내의 시장에 돈을 풀어야 할 경우에 국채를 발행합니다. 그리고 경기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 정부가 돈을 많이 지출하는 정책을 피는 경우 예산 적자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재정 적자와 무역 적자가 별개의 문제라고 했지만 아예 상관없는 것은 아닙니다. 무역 적자란 무엇을 의미합니까? 경제 활동을 했지만 다른 나라와의 거래에서 손해를 기록하는 것입니다. 이 손해는 자국 내의 경기를 나쁘게 만듭니다. 경기가 많이 나빠지면 걷히는 세금이 줄어듭니다. 세금이 줄어들었는데 정부가 돈을 써야할 곳이 많다면 재정 적자가 나게 됩니다. 그러므로 무역 적자는 재정 적자를 초래하는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도 말했듯이 무역 적자가 난다고 해서 반드시 재정 적자가 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클린턴 시절에 미국이 호황이었던 이유는 미국 시장 안에서 소비가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수출형 경제 구조가 아니라 내수형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수출액이 GDP의 10%가 되지 않습니다. 2008년 미국의 GDP는 14조 달러였고 수출액은 1조 3천억 달러였습니다.
이것도 예전에 비하면 규모가 증가한 것입니다. 2004년에는 GDP가 11조 6천억 달러였고 수출액은 8천억 달러였습니다. 7%가 되지 않는 규모입니다. 독일의 경우는 수출액의 규모가 GDP의 40%, 일본은 15%, 한국은 45% 정도입니다. (2008년 기준)
그리고 미국 경상 수지 적자 (Current account deficit)의 규모는 현재 GDP의 3-4 % 정도입니다.



출처 이코노미스트
http://www.economist.com/node/17368196?story_id=17368196

위 표는 Economist지에서 매주 발표하는 전 세계의 경제 지표 가운데서 경상 수지와 예산 수지에 관한 부분입니다. 10월 말 현재 미국의 경상 수지 적자의 규모는 마이너스 3.3%로 측정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산 적자는 마이너스 9%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감세와 지출 확대 등 재정 확장 정책, 재정 적자 정책을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0년 현재, 재정 흑자 정책을 쓰는 나라는 아무 곳도 없습니다. 다들 재정 적자입니다. 2008년부터 불어 닥친 경제 위기 때문입니다.

자 그럼 미국의 무역 적자가 어떻게 변해왔는 지 그래프를 보겠습니다.



빨간 선이 무역 수지 그래프고 회색 선이 경상 수지 그래프입니다.
미국의 경상 수자가 악화된 것은 80년대부터입니다. 미국의 경상적자가 GDP의 3.5%에 다다르자 이를 막기 위해 여러분들이 아시는 환율에 관한 플라자 합의가 1985년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각국 통화에 대해 달라화가 평가 절하됩니다. 엔화의 경우 87년까지 50% 정도가 가치 절상됩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경상 적자는 90년까지 회복되는 가 하였습니다. 그러나 다시금 추락합니다. 클린턴 시절이던 90년대, 부시 시절이던 2000년대를 가리지 않고 쭉쭉 내리막길입니다. 왜일까요?




플라자 합의 당시 환율 변동
독일 마르크/달러 ,프랑스 프랑/달러, 영국 파운드/달러, 일본 엔/달러 환율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Plaza_Accord

앞서 보았듯이 미국의 경상 수지는 회복되는가 하였습니다. 그러나 일본보다 더 무서운 적인 중국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2005년과 2006년에는 무려 6%에 달하는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게 됩니다. 최근들어 그나마 완화되어 3-4%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중국에만 무역 적자를 기록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적자의 몫에 중국의 비중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중국은 캐나다에 이어 두번째로 큰 미국의 무역 파트너며 일본의 두배 반이 넘습니다.
http://en.wikipedia.org/wiki/List_of_the_largest_trading_partners_of_the_United_States

캐나다와 멕시코는 NAFTA로 미국과 경제 자유 구역이고 미국이 적자에 대해 불평할 입장이 못됩니다. 그러나 중국은 전략적으로 상호 견제하는 국가입니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무역 흑자를 기록하는 나라 임과 동시에 가장 외환 보유고가 많은 나라이기도 합니다. 중국은 현재 전세계 외환 보유고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은 미국에 의해 환율 조작을 통한 불공정 무역 국가로 찍혔고 미국과의 환율 전쟁에 돌입한 상태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왜 미국은 무역 수지가 적자가 나고 중국과 일본은 흑자가 나며 왜 환율 전쟁이 벌어지는 지 살펴보겠습니다.)

본문으로 돌아와서 미국의 재정 적자 그래프를 보겠습니다.



위 그래프는 미국 연방 재정 적자 그래프입니다.
세계 양대 세계 대전 당시에 군비를 조달하기 위해 엄청난 국채를 발행했었고 80년대 들어서 레이건의 군비 경쟁과 부시의 걸프전 참전으로 다시 한번 재정적자가 심각하게 증가합니다. 클린턴 시절에 들어 군비를 축소하여 재정 적자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2001년 9/11사태는 모든 것을 되바꾸어 버립니다. 아들 조지 W 부시는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이라크를 침공합니다. 그리고 다시금 진정되려는 찰나, 2009년에 리먼 브라더스가 부도가 나고 맙니다. 미국 정부는 망해가는 금융권과 보험회사, 자동차회사의 빚보증을 서는 바람에 빚이 엄청나게 증가하고 맙니다. 그리고 미국이 발행하는 부채의 상당수를 여러분들이 잘 알다시피 중국이 사들이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보시다시피 재정적자 그래프와 무역 적자 그래프 사이에는 별 연관성이 없습니다.

자 결론으로 들어갑시다.

1. 미국이 부채를 발행하는 이유는 무역 적자 문제 때문이 아닙니다. 과거에는 주로 전쟁 때문이었고 현재는 금융 위기 때문입니다.
2. 중국이 부채를 사들이는 이유는 다음 편에 적겠습니다만, 미국이 망할 까봐 사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무역 흑자로 벌어들인 달라를 집안에 쌓아둘 곳이 없어서 외환 보유고로 저장하는 것입니다.
3. 미국이 무역 적자는 다시 심각해 지고 있습니다만 나라가 망할 정도는 아직 아닙니다. 그런데 왜 무역 전쟁에 다시 돌입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무역 적자가 가져다 주는 가장 심각한 부작용입니다. 바로 일자리 감소입니다. 내수 경기가 활황일때는 미처 몰랐으나 내수가 얼어 붙어버린 지금 시점에서 무역 적자로 인한 GDP 손실은 산업에 치명타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왜 미국은 항상 아시아를 상대로 무역 전쟁을 벌이는 것일까요? 첫째는 일본, 그 다음에는 중국. 그 이유에 관해 다음 글에서 살펴 보겠습니다.

별첨으로 미국의 경제 성장율 그래프를 보겠습니다. 



미국의 무역 적자는 90년부터 다시 악화되고 있었지만 미국의 경기는 90년대 내내 활황세를 유지합니다. 남색으로 표시된 민간 소비가 활발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FRB 미 연방은행 의장이었던 그린스펀이 부린 저금리의 마법이 숨어있습니다. 그의 저금리 정책은 경기 활황을 낳지만 동시에 자산 버블을 잉태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2008년에 터지고 맙니다.

다음에...